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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호: Father’s Day
2009.10.6~10.25
강남

오는 10월, 갤러리현대 강남(대표 도형태)은 낡고 오래된 아파트 연작으로 주목 받아온 작가 정재호의 새로운 주제의 신작을 선보이는 자리를 마련한다. 정재호 [Father’s Day] 展은 그간 작가가 작업했던, 오래 전에 지어져 낡고 헐었으며 점차 사라지고 있는 건축물에서 더 나아가, 우리의 아버지 세대, 그 역사 속에서는 존재했으나 현재에는 사라진 공간 그리고 사물에 주목한 작업을 선보인다.

작가는 전작들(황홀한 건축, 아파트 작업)의 연장선상에서 새로운 작품을 구상하며 옛날 사진들을 찾아보던 중, 사진 속에서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건물, 혹은 현재 남아있는 건물이라도 예전 사진들을 참고하여 그것을 그림으로 재창조 해보고자 했다.

과거의 것을 불러내고 그것을 다시 회화로 옮겨내는 작업을 통해 아버지 세대의 공간들을 다시 재현하고 이로써 잊혀진 것, 삭제된 것, 그리고 지금 여기서 더 이상 말하기 힘들게 된 바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주로 50년대에서 80년대까지의 사진 이미지에서 가져온 건축이나 사물들을 있는 그대로 복원해내는 것이 아니라, 사진 속 건물들이 존재했던 시공간에 대한 여러 정보를 바탕으로 작가 스스로의 편집과 재구성을 통해 가상의 시공간으로 모호하게 담아내었다.

한지 위의 목탄 및 아크릴 채색을 통해 나타난 작품의 역사 속 공간들은 실제와는 달리 폐허가 된 장소로 표현되기도 하고 혹은 관련된 여러 개의 이미지들이 조합된 가상의 공간으로 재현된다. 이번 신작에서 보여지는 오래된 공간과 건축물 및 사물은 단순한 역사적 공간의 재현이 아니라 그 공간을 통해 예전 시절의 기억을 불러내는 장치로 사용된다. 작가는 이를 통해 과거의 것이 상기시키는 또 다른 이미지에 관한 것을 보여주고자 한다.

정재호의 작품은 작가의 역사에 대한 재해석을 통해 현 사회에 질문을 던지고 있다. 중요한 것은 과거의 재현이 아니라 과거의 재현이라는 과정을 통해서 지금, 여기, 나에게, 우리에게, 그에게 무엇을 불러오느냐, 또 불러온 것은 과연 지금, 현 시점에서 무엇이며 어떤 의미인가 라고 작가는 질문한다. 이미 아버지 세대와 우리 세대 간의 단절이 심화되고, 과거에 대한 질문 자체를 회피하려고 하는 현 사회에서 이번 전시는 우리가 발딛고 서 있는 이 자리의 역사를 다시금 되돌아보게 하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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