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ibitions 리스트보기 슬라이드보기 Current Upcoming Past

  • 표면의 깊이 識性向 (식성향)

나점수: 표면의 깊이 識性向
2010.3.1~3.21
16번지

작가 나점수는 생김새부터 유목민의 인상을 풍긴다. 천성이 빚어낸 외모의 차분함과 온순한 그의 품새 밖으로 어쩔 수 없이 삐져나오는 유목민의 역마살은 생생하다. 낡은 배낭 챙겨들면, 당장이라도 그의 동선은 문명의 지도 밖으로 나아갈 것 같다. 나점수는 그러므로 유목주의 유형의 작가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유목주의는 여행에서 비롯했다.

유목주의(Nomadism)라는 신조어가 현대문명을 정의하는 개념으로서 떠오른 것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다. 세계화나 국제화(Globalism) 따위의 용어나 개념과 더불어 모든 영역에 확장되어 회자되고 있다. 기술과 자본의 눈부신 발전이 가져온 정보화는 행정과 문화의 경계를 허물었고, 탈 경계의 네트워크는 미술에서도 화두가 되고 있다. 이제 작가는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활동하며 자신의 존재성을 알리고 있다. 정보사회가 낳은 편리한 이기들로 무장하고 유비쿼터스(ubiquotus)를 몸으로 실천하는 작가들이 국제적인 명성을 얻는 것도 작금의 현상이다. 지역을 넘나들며 유동적인 삶을 사는 것을 유목주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나점수의 유목주의는 특별하다. 우선 그의 유목성은 언급한 현대적인 유목주의와 어울리지 않는다. 그는 원시적이고 초기문명적인 형태의 유목주의자이다. 아프리카나 중앙아시아의 사막 등 그가 선택한 여행지는 자본의 실리와 같은 특정한 목적을 지니지 않으며, 오히려 그런 것을 철저하게 배제한 순수한 곳이다. 그는 거기서 그의 예술적 제재들을 발견한다. 그런데 동물성가 다분한 유목주의를 표방하는 예술가가 발견한 것은 뜻밖에도 식물성이 다분한 형상들이다.

페이스북공유하기 트위터공유하기 구글공유하기 Pin 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