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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정상화
2009.11.17~12.6
본관

한국현대미술과 정상화


한국현대미술의 주류적 미술운동으로 알려진 1960년 전후의 앵포르멜 회화와 1970년대 모노크롬/단색주의 라고 불리웠던 단색조 회화가 전개되는 가운데 정상화는 늘 중요한 역사적 위치를 차지해왔다. 그러나 그는 1967년 도불, 2년 뒤부터는 일본에서 8년을 지낸 뒤 다시 도불했기 때문에 한국에서 벌어진 미술운동의 현장 속에 있지는 않았다. 한편 프랑스나 일본에서 그의 작업과 연결될 만한 전위적 경향 – 프랑스의 쉬포르 쉬르파스(Support/Surface) 운동이나, 일본의 모노하 – 에 동참했던 것도 아니다. 정상화 화백이 현대미술의 역사 속에서 확고한 위치를 점하고 있음은 주요한 미술 경향의 현장에서 시류의 변화를 타는 대신 일관되게 자신만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미술의 의미가 중요함을 말해준다.

정상화의 회화에는 항상 인간적 서정성과 질서있는 구축성이 공존한다. 초기 작업은 일반적으로 앵포르멜 회화라고 불리고 있지만 전후 시대의 울분이나 불안을 토로했던 유럽 앵포르멜 회화나 미국적 자신감을 분출했던 추상 표현주의의 맥락으로 직접적으로 연결시키는 서구 중심적 해석으로는 그의 작품을 충분히 설명하기에 부족하다. 그의 작품은 전형적인 유럽 앵포르멜 회화에서 볼 수 있는 실존주의적 불안함을 표출한 내면이나 비정형성을 보여주기 보다, 질서와 구축적 화면으로 스스로의 감성을 드러내는 방향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작가의 구축성은 후기의 단색조 회화까지 맥락을 잇고 있다.

정 화백의 화면은 동일한 색채에 뒤덮인 표면이나, 덮여지기까지의 과정에 더 무게가 실린다는 점에서 주목할만 하다. 화면은 동일한 색채의 표면으로 전면화되지만 동시에 표면 자체가 무수한 작은 표면들의 결집에 의해 이뤄지고 있기에 보다 복잡한 구조적 특징을 보인다. 그의 작업은 단순히 걷어내고 다시 발라 올리는 무의미한 반복의 작업이 아니라, 직물을 짜나가듯 섬세한 호흡의 상호작용이다. 행위와 물질의 만남 간 상호작용이라 할 수 있다. 단색이지만 평면이면서 동시에 구조적인 특징을 띄고 있다.

정상화 화백은 프랑스와 일본에서 작업활동을 하며 한국에서 체류하지 않았지만 철저히 한국인의 감수성과 전통적인 한국 역사의 흐름 속에 존재하는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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