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에는 베니스 비엔날레, 카셀 도큐멘타,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가 비슷한 시기에 개최되어, 미술 애호가들이 10년에 한번뿐인 공감각적 호사를 누릴 수 있었습니다. 수십 명의 작가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미술 행사 중 특히 관심이 집중되었던 한 작가가 있었는데, 바로 카셀 도큐멘타에 참여한 아이 웨이웨이(Ai Weiwei)였습니다. 아우에 파빌리온 앞 광장에 설치된 거대한 조각 <템플릿 Template>과 넓은 전시장 곳곳에 배치된 1,001개의 의자는 한눈에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그러나 이는 아이 웨이웨이의 대규모 기획의 일부에 불과했습니다. <동화 Fairytale> 프로젝트를 위해 작가는 1,001명의 중국인들을 그림(Grimm) 형제의 도시인 카셀에 한달 간 초청하여, 프로젝트의 이름처럼 그들에게 동화 속 주인공이 되는 경험을 부여한 것입니다. 아이 웨이웨이의 개인전을 방불케 했던 이 도큐멘타 프로젝트는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아이 웨이웨이는 현대미술에서 중요한 위치에 서 있는 작가입니다. 그는 작가로서 활동해왔을 뿐만 아니라 중요한 전시를 다수 기획하였고, 건축 디자인에서도 역량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아이 웨이웨이는 자신의 작품에 대한 관람객의 입장과 경험, 그리고 그들 스스로가 던지는 의미를 매우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는 뒤샹과 다다이즘의 영향을 받아 개념 미술을 진행하면서, 레디 메이드 오브제를 해체하고 변형하는 작업을 해 왔습니다. 이를 통해 사물에 부여된 사회적이고 일반화 된 의미를 전복시키고, 새로운 형태와 의미를 재발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결국 그의 설치작업은 파괴와 재결합의 과정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기도 하고, 단절시키기도 하며, 새롭게 창조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아이 웨이웨이는 중앙 집권 체제, 중국의 사회사 및 문화사 등에 대한 혁신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해 왔습니다. 갤러리 현대에서 열리는 ‘아이 웨이웨이’ 전은 작가의 다양하고 전위적인 작품들 가운데 카셀 도큐멘타에 선보였던 <동화>를 비롯해 1990년대부터 2007년까지의 주요 대표작을 선보입니다. 작가의 한국 최초 개인전으로서, 전시 공간을 꽉 채우는 아이 웨이웨이의 독특하고 강렬한 작품 세계를 감상할 수 있는 뜻 깊은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