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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많은 예술가들처럼 김명희는 근대적 유목인의 생활방식을 체득하고 있다. 작업실이 있는 뉴욕과 한국을 오가며 시베리아 횡단열차에 몸을 실은 경험을 작품으로 승화시키는 등 지구의 변방에서 예술적 영감을 추구하며, 국제적으로 전시활동을 하고 있다. 이러한 그의 기동력은 자발적 혹은 강제적인 인류학적 이주사(移住史)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한다. 김명희는 시간에 의해 생성되는 dislocation(流轉)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1990년 이래로 강원도의 궁벽한 시골 폐교로 작업실을 옮기면서 작가는 한 때 그곳에서 공부를 했던 학생들에게 강하게 사로잡히게 된다. 이런 관심은 예전 수업 시간에 사용했던 칠판을 발견함으로서 최고조에 달한다. 이 칠판들은 최근 그녀의 많은 작품에서 캔버스가 되어 주었다. 칠판의 신비한 검은 빛에서 나타나는 윤곽과 형태로 하여 그림들은 환영이 때때로 그러는 것처럼 역사의 구속으로부터 벗어나 있다. 그림들은 수 십년 전에 지금은 그녀의 집이 된 학교에 모여들곤 했던 아이들의 생김새를 많이 닮아 있다. 이 그림들의 배경에는 간혹 분필 자욱들이 눈에 띈다. 반쯤 지워진 한글 문장들이나 수학 공식은 그렇게 사라질 운명이었던 매일매일의 수업을 상기시켜준다, 다른 사물들에게 제 자리를 고스란히 넘겨준 이 아이들에 대한 기억처럼. 김명희 작품의 동력은 중심을 잃어버린 세상에서 그 중심을 다시 찾아보려는 노력에서 찾을 수 있다. 이를 위해 그는 다양한 전략을 제시한다. 그 하나는 자신 안에 중심을 놓은 것이다. - 엘레노 하트니(미술 비평) / 김 연(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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